맥북 프로 13인치(논 터치바) 구매기

2018. 8. 5. 01:43IT

※ 앞부분이 쓸데없이 긴 글입니다. 간략한 구매 소감 등을 원하시면 스크롤 휙휙 내리면서 이미지 위주로 읽으세요.

구매 계기

2년전에 딱 서피스 구매기를 올린 적 있습니다. 서피스 3 (논 프로 모델)을 샀었죠. 서피스 3도 꽤 나쁘지 않은 태블릿입니다. 지금은 또 디바이스들의 스펙이 올랐으니 평가가 애매하긴 하지만, 당시 상황 고려하면 꽤 괜찮았고, 휴대성과 생산성 면에서 굉장히 좋은 태블릿이었죠. 2년동안 Pdf 파일을 서피스에 넣어서 강의를 듣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역시 저스펙으로 나온 디바이스이니 만큼, 한계(?)가 올 때도 자주 있었습니다. 특히, 저같이 코딩을 해야하는 학부생 입장에선 가끔 그게 치명적이게 다가오기도 했죠. 그걸 최초로 느낀게, 모바일 프로그래밍 강의 들을 때였습니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돌려야 했는데, 서피스3로는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돌릴 수 없었거든요. 그나마 제 폰이 넥서스, 갤럭시였던지라 usb로 직접 디바이스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해결하긴 했습니다만, 그 이후로 운영체제에서 리눅스를 써야하는 상황이 생기는 등,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데 서피스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프로모델을 구매했거나 서피스북을 샀더라면 이렇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멀리 보고 무리해서라도 더 좋은 모델을 샀어야 했던건데..)

리눅스를 써야하는 상황에선 12년도에 구매한 Xnote P435를 꺼내야 했는데, 이거도 스펙이 i5 2세대에 4기가 램이라.. 무엇보다 배터리가 너무 짧고, 두껍고 무거워서 도무지 오래 쓸 랩탑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이유들로 인해, 새 노트북을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을 줄곧 했었는데, 크게 세가지 모델군 중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1.Dell Xps 2.LG Gram 3.맥북 프로

원래 저는 애플 디바이스를 구매해본 경험이 전혀 없고, 성향도 오픈소스 쪽이라 애플의 플랫폼 등의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어쩌다보니 결국 맥북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싫어하는 맥북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1. 윈도우 외의 OS가 필요했다.

개발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윈도우에 우호적인 사람을 거의 못 본거 같습니다. 중립적인 사람 정도라면 모를까... 애초에 윈도우가 "컴퓨터는 잘 하는 사람만 만질 수 있는 물건"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을 깨부수면서 급부상한 OS니만큼, 여러가지 특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도드라지는게 GUI의 적극적인 활용인데, 검은화면에 흰 글씨가 나오고 키보드로 모든 걸 하는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 마우스 조작과 이미지를 통해 접근성을 높였죠. 그런데 그 이유 때문에 윈도우는 "가급적 키보드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윈도우는 UNIX 체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도 저에겐 디메리트였습니다. 쉘 기능도 엉망진창이고.. OS 자체의 성능을 떠나서, 개발자들이 UNIX 체계 OS를 선호하므로, 패키지나 라이브러리 등이 UNIX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파이썬의 자연어처리 라이브러리인 KoNLPy를 설치할 때(나중에 KoNLPy 포스트도 할 거 같긴 합니다), KoNLPy 안에는 여러가지 분석기가 들어있는데, 그 중 mecab이라는 분석기는 맥과 리눅스에서만 설치가 가능했습니다. 단순 성능만 놓고 보면 mecab이 상당히 좋아보였는데, 윈도우라는 OS 제약 때문에 버려야한다는 점이 좋지 않더군요.

요약하자면 1) 윈도우는 키보드만 쓰면서 작업하기엔 불친절한 인터페이스며, 2) 코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등의 요소들도 UNIX에 더 많기에 윈도우 외의 OS가 필요했습니다.

2. 불필요한 부분에서 생기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싶었다.

위에서 언급한 윈도우 외의 OS가 필요했다는 말은, 사실 어느 노트북을 사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눅스를 쓰면 해결되거든요. 전 실제로 윈도우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우분투를 쭉 사용해 왔습니다만,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터미널 다루는 게 너무 좋았고, 인터페이스도 윈도우보다 예쁘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만, 리눅스 자체가 오픈소스 진영의 상징과도 같은 OS인지라, 오픈소스의 단점 또한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걸 다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다 해야하기도 한다" 정도로 정리가 될텐데요. 예시로, 제가 우분투를 설치한 P435는 무선 랜 드라이버로 Ralink사의 RT3090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분투 기본 설치에서는 RT3090에 맞는 드라이버가 없어서 RT2800의 드라이버를 강제로 사용해야 했었죠. 와이파이가 잡히긴 하는데, 다른 디바이스에 비해 수신 감도가 터무니없이 약했습니다. 우분투용 RT3090 드라이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검색을 좀 해봤지만, Ralink가 사후지원을 포기한건지, 나오질 않더군요. 웹에 돌아다니던 드라이버 몇개를 시험해봤지만, 대부분이 13년도 이후로 업데이트가 안 된 것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우분투 16.04는 커널 버전이 13년도와 달라서 컴파일이 안되는 등,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생길때 스스로 해결해가는 재미도 있긴 합니다만,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별 것도 아닌 와이파이 잡는 문제로 하루를 버리면 굉장히 큰 손해죠. 그 이후로, 노트북을 새로 살 때도 내심 '혹시 설마 내가 사려는 이 노트북의 어느 장치가 우분투와 호환이 안 된다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의 체험기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맥은 이러한 문제가 없는 OS라고 볼 수 있죠. 애초에 OS를 따로 배포하지도 않고, 디바이스와 OS 모든 부분을 애플이 전부 컨트롤을 해서 만드니까요. 장치와 OS의 호환성? 설마 자사에서 만들었는데 호환이 안 될 리가 없죠. 맥의 플랫폼이 다소 폐쇄적이란 이유로 지금까지 싫어했습니다만, 오히려 그 덕에 쓸데없는 곳에 시간 낭비를 할 여지를 줄인 것이죠.

3. 다른 생산성 앱들과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싶었다.

리눅스에는 리브레오피스라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들로 워드 작성도 되고,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등 다 할 수 있습니다만, 호환이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리브레오피스 Writer로 레포트를 작성했더니, 워드로 열었을 때 자간이나 용지 여백 등이 제멋대로라서 결국 다시 손을 봐야 했었습니다.

또한, 리눅스에서는 카카오톡을 돌릴 수도 없습니다. 애초에 리눅스 자체가 갈래가 너무 많기도 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굳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그것이 크로스플랫폼 기반 프로그램이 아니고서야) 리눅스용까지 고려를 하지 않죠. 몇 명이나 이용할 지는 뻔한 문제니까요. 물론, "난 닥치고 코딩만 주구장창 하고 싶었다" 라고 생각한다면야 카카오톡이 안 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당장에 디바이스간에 사진 옮기기나 동료와 연락하기 등의 이유로 메신저를 써야할 때도 있는데, 이 부분을 원천 차단할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맥에서는 윈도우에서 돌릴만한 웬만한 앱을 다 돌릴 수 있습니다. Adobe 계열 제품군들도 그렇고, MS Office도 그렇죠. (단, 이 제품군들 또한 윈도우 버전의 퍼포먼스가 더 좋은 편이라는 평가가 있긴 합니다)

4. 내가 아직 어느 개발분야로 나아갈지 정하진 않았으나, 웹 개발과 iOS 개발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맥에서는 크롬을 돌릴 수 있지만, 윈도우에선 사파리를 돌릴 수 없습니다. 맥에서는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돌릴 수 있지만, 윈도우에선 iOS 개발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열(?)하다고도 생각이 드는 부분인데, 구글 측에서는 양 OS에 맞춰서 전부 프로그램을 내줬고, 애플은 자사 OS 이외의 버전의 프로그램을 굳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iTunes나 QuickTime Player 같은 것들을 빼면요. (퀵타임 플레이어도 프리미어 영상 작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면서 설치를 하는 경우지, 실사용으로는 안 쓰는 듯 합니다) 그러나 사실 애플이 굳이 자기 프로그램을 다른 OS용으로 내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애플 플랫폼 사용자가 결코 적지 않으니 구글이나 MS 입장에서도 그 플랫폼을 포기하는 게 별로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었겠구요.

어찌되었건, 제가 아직 어느 개발을 할지 정하지 않았으나, 혹시 모를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맥을 골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또한 애플의 폐쇄적인 플랫폼 정책의 승리(?)라고 볼 수 있겠네요.

서문이 길었습니다. 그럼 이제 구매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구매 모델

제가 구매한 모델은 2017년형, 맥북 프로(논 터치바) 13인치입니다. 원래는 i5, 8gb, 256gb지만, cpu와 ram을 업그레이드 해서 i7, 16gb, 256gb로 업그레이드해서 구매했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제가 대학생 신분이라서, AOC(Apple On Campus) 혜택을 받을 수 있더라구요. 할인폭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이득을 보긴 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모델이 재고에 없던건지, 주문하고 나서 도착까진 딱 7일이 걸렸습니다. 배송을 받을까,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받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한번 국내 유일의 애플스토어가 궁금하기도 해서 체험해볼 겸 매장 픽업을 택했습니다.

애플스토어의 마크. 밤에 갔으면 조명이 있어서 좀 더 멋있게 보였을텐데 아쉽네요.

신기한건 매장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캠프? 같은 것을 하고 있더라구요. 워낙 시끄러워서 뭐가 들리기는 하려나 싶었지만 신선했습니다.

애플스토어는 사실 연초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퍼진 괴담(?)으로도 유명했는데, 구매를 하면 직원들이 "축하합니다 고객님!!" 하면서 박수를 쳐주거나, 노래를 들면서 춤을 춰주거나 하면서 알게 모르게 소비자들을 물멕인다는(?) 소문을 들었었습니다. '내가 그 전설의 인싸성지 애플스토어를 방문하는구나' 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의 상태로 들어갔었는데, 의외로 구매 절차는 정상이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퍼진게 마케팅적으로 되레 안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던건지, 아니면 직원들도 오버액션하느라 지쳤던건지, 또 아니면 당시 바빠서 그랬던건지, 혹은 특정 손님들한테만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픽업했을 때에는 굉장히 상식적인(?) 절차로 행해졌습니다. 직원에게 가서 픽업하러 왔다고 말하고, 직원이 창고에서 가져다 주고, 간단한 대화 좀 나누다가 나왔어요.

지니어스 분이 맥 사용법에 대해 잘 알려줄거라고 해서 그 부분도 기대하고 갔던건데, 제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사람이란 걸 알아서 그런 것인지, "이거 디바이스 설정은 어떻게 하면 되는건가요?" 하고 물으니 "스마트폰 설정하는 것이랑 똑같습니다" 라는 답변만 받고 끝났습니다. 이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니 "그냥 아예 컴맹인 척을 했어야 지니어스가 제대로 알려줬을 것이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세상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할 걸 그랬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받은 맥북입니다. 저녁까지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급한대로 근처 스타벅스에서 바로 포장을 뜯고 사용해봤습니다. (스벅에서 맥이라니.. 예전엔 제가 제일 싫어했던 부류인데 이젠 제가 그렇게 됐네요)

드디어 개봉합니다. 들어보니 몇년 전부터 나오는 맥북 시리즈는 사과 로고가 빛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맥 안티이던 시절에도 맥북의 사과 로고만큼은 참 간지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없애버렸다니 슬플 따름입니다.

그리고 비닐 뜯기도 전에 후면에 스크래치가 한 두줄 있었는데 이 부분도 조금 불만입니다.

정상적으로 부팅이 되었습니다. 13인치가 너무 작게 느껴지면 어떡하지? 란 걱정을 했었는데 막상 돌려보니 무난하네요. 서피스의 10인치 화면 보다가 이거 보니까 확 트이는 기분입니다.

31일에 받고 한 5일동안 쭉 맥북을 써오면서 느낀 점들을 쓰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 후기

장점

  1. 어플리케이션 설치 관리가 너무 깔끔하다.

    윈도우는 프로그램 설치를 할 때, 설치 관리자를 통해서 설치하기도 하지만, 굳이 '설치'라는 과정을 통하지 않고 바로 폴더에 넣어서 돌리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땐 프로그램 제거가 골치아파집니다. 제어판에서 프로그램으로서 인식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이미 삭제가 되어있는데 제어판에 유령처럼 남아있는 프로그램들도 있죠. 이 과정은 다 한번쯤은 겪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반복되다보면 컴퓨터 내부는 매우 지저분해지게 되죠.

    그러나 맥은 웬만한 앱들은 앱스토어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도록 하고 있고, 또 앱스토어의 이외의 경로로 받게 되더라도 모든 설치과정은 결국 한가지입니다. 실행 파일이 패키지 형식으로 나오고, 이를 Application 폴더에 집어넣으면, 정상적으로 어플로서 등록이 됩니다. 설치 관리자도 필요가 없고, 설치하면서 C:\Program Files(x86)\ 등의 경로를 일일이 찾는 번거로운 과정이 없다는 점이 저한텐 너무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리눅스는 본인이 직접 설치파일을 컴파일하거나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맥은 이런 골칫거리가 없으니 편하고, 깔끔합니다.

  2. 트랙패드 제스처 활용이 편리하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키보드만 두드리는 입장에서 마우스 의존도가 낮은 OS를 선호한다고 말했는데, 그렇다고 마우스가 아예 없는 OS를 쓰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속이 터질 것입니다. 맥의 터치패드(본인들은 트랙패드라고 부릅니다만)는 위치상 키보드에 매우 가까우면서도, 마우스가 하는 것 이상의 일들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우클릭 버튼이 따로 없는 대신, 손가락 두개로 탭하면 우클릭이 되고, 화면간 이동을 손가락 세개로 스와이프하면서 할 수 있고, 알림 센터를 오른쪽 가장자리를 스와이프하면 띄울 수 있는 등.. 트랙패드의 활용도는 정말 대단합니다. 굳이 마우스까지 손을 뻗지 않고도 마우스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럴수가, 카카오톡은 맥 버전이 더 좋다.

    카톡이 맥, 안드로이드, 윈도우 버전이 각각 다르단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윈도우 버전의 카카오톡은 남이 보낸 동영상을 확인할 때, 다운로드 받을 폴더를 지정해서 미리 다운로드를 받은 후, 별도의 동영상 플레이어로 오픈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맥용 카카오톡에선 그냥 스마트폰 버전처럼 바로 동영상을 로딩해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앱 내부 저장소에 별도의 저장과정을 거치는 것이겠습니다만, 윈도우 버전의 번거로운 절차를 생각해보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윈도우 버전은 어째서인지 자동로그인을 켜놔도 잠금모드로 자동로그인이 되는데, 맥 버전은 잠금모드를 끌 수가 있습니다. 맥을 켜는 순간 바로 카카오톡이 돌아가는 것이죠. '이 정도면 거의 OS 차별 수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카카오톡은 맥 버전이 더 좋았습니다. gif 저장이 다소 이상한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단점을 제외하자면 말이죠.

  4. 네이티브 앱의 퀄리티가 좋다.

    윈도우의 네이티브 앱을 거의 그대로 쓰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저같은 경우도 사진은 꿀뷰로, 동영상은 팟플레이어로 보고 있죠. pdf는 별도로 리더를 받아서 쓰고 있구요. 그런 점에서 맥의 네이티브 앱들은 상당히 좋은 편인 것 같습니다.

    미리보기 앱은 제가 가장 자주 열게 되는 앱입니다. 이미지 파일이든, 텍스트 파일이든 전부 클릭할 때 미리보기 앱을 통해서 열리게 되는데, 앱의 내용물만을 확인할 경우에 좋은 기능입니다. pdf도 확인할 수 있어서 별도의 리더를 설치할 수고가 줄어듭니다.

    사진 앱은 단순히 사진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간단한 수정도 가능한 앱입니다. 맥이 이런 쪽으로 유명한 만큼 신경을 쓴 것 같은데, 굳이 포토샵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필터 씌우기나 간단한 보정 등은 이걸로도 가능합니다.

    파인더 앱도 편리한데, 이름을 변경할 때도 규칙을 설정해서 일괄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가끔씩 파일명 전체를 바꿔줘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매우 편하게 써먹을 수 있겠네요.

단점

  1. 이것저것 다 고려해봐도 역시 너무너무 비싸다

    동스펙의 다른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맥북이 압도적으로 비쌉니다. 물론 하드웨어 스펙의 합만으로 노트북의 가치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과합니다. 전 이 가격이 OS가격 + 마감 가격 + 브랜드 가격 등에서 나온다고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양심이 없는 가격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맥 OS가 배타적인 OS가 아니었다면 맥북을 샀을 이유가 전혀 없었겠죠. 어찌되었건, 위에서 언급했던 구매 계기를 생각해보면 선택지라 별로 없긴 했었습니다. 맥북의 아이덴티티 자체가 이렇게 특정 직업군에게 있어 구매할 수밖에 없는 디바이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특별한 이유 없이 맥북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제 입장에선 너무 신기합니다..)

  2. 플랫폼이 다르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이건 맥북의 단점은 아닙니다만, 일단 제가 맥 플랫폼에 처음 들어오면서 겪는 불편함이니 적어둡니다. 윈도우의 Ctrl, Alt가 맥에서는 control, option, command로 나뉘어 있으니 헷갈릴 때도 많고, 키보드 인터페이스도 다소 다르고 하니 이 부분이 헷갈립니다. 특히 어플리케이션을 최대화하면 아예 다른 데스크탑에 독자적인 영역을 생성하는 부분도 처음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를 못해서 당황했습니다. 크롬을 최대화해놓고 쓰다가 카톡을 확인하면 무조건 왼쪽 데스크탑으로 넘어가는게 이상하더라구요. 아직도 적응 안 된 것들이 있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합니다.

  3. 썬더볼트 2개가 전부라서 USB 허브가 필수다

    항상 심플을 추구하는 기업이라, 아이폰에도 멀쩡하던 이어폰 단자를 없애버리고 에어팟과 라이트닝 케이블 이어폰으로 바꿔버렸었죠. 맥북에도 썬더볼트 단자 2개가 있는 대신에, HDMI도 USB 포트도 없었는데요, 현실은 썬더볼트보다 USB를 쓸 일이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결국 허브를 구매해야 합니다. 애플의 이념 혹은 철학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주변기기 장사라는 속내가 자꾸 읽히는 것 같아서 유쾌하진 않네요. 심지어 애플 정품은 썬더볼트 + USB + HDMI 기능을 하는 젠더가 9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데, 서드파티 하드웨어는 같은 가격에 썬더볼트 2개 + USB 2개 + HDMI 1개 + SD카드 + Micro SD카드 이렇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흠.. 1번에서 언급했듯이 애플 디바이스들은 너무 비쌉니다.

이상입니다. 제가 이전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쓰고 있었으면 iCloud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니 평가가 더 좋았겠습니다만, 일단 지금까지 제가 느끼는 바로는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앞으로 더 쓰면서 평가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찌되었건 이젠 좋으나 싫으나 계속 써야하는 놈이니 최대한 잘 활용해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