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리눅스(우분투) 깔았습니다.

2018. 3. 29. 03:51IT

사실 서피스를 구매한 이후로 원래 쓰던 엑스노트 P430은 언젠가 팔아야지.. 란 생각으로 처박아 두고 있었는데요.


팔아도 한 30만원도 안 나올거 같은 상태이기도 하고, 파는 과정도 귀찮아서 방치하고 있다가 리눅스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 오고만 말았습니다.


전부터 파이썬으로 자연어 처리를 하면서 윈도우 환경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Mecab이라는 패키지가 윈도우에서 실행이 안 되더라구요..) 뭐 이런거 말고도 개발하다 보면 윈도우 환경에서 개발하는 게 별로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란 걸 많이 접하게 됩니다.


거기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은게 이번에 듣는 운영체제 강의인데, 리눅스 기반에서 프로그래밍을 해야해서 버추얼박스를 쓰거나 듀얼부팅을 하거나 선택해야 했었죠. 안타깝게도 제가 쓰는 디바이스 중에 가상화를 돌릴 만한 장비가 없었고, 그러다가 예전에 처박아둔 P430이 떠올라서 다시 예토전생을 시켰습니다.




P430.. 제작 년도는 무려 2011년도입니다. 신입생 시절에 산 놈인데, 벌써 얘도 6살이 다 되었네요.

아마 속으로 '하 드디어 쉬는구나 ㅅㅂ'이러고 있었을텐데 다시 꺼내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간만에 쓰려고 내부 청소를 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걸. 나사가 전부 마모되어서 분해를 할 수가 없더군요.

조만간 서비스센터에 가서 나사 교체도 하고 써멀 그리스도 좀 바를 예정입니다.

노트북 나사들은 왜 이렇게 내구도가 안 좋은지 모르겠어요. 크기가 작은거야 그렇다 치는데, 더 강도 좋은 재질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요?


사실 알고보니 스스로 수리 못하게 해서 서비스 센터 방문율을 높이려는 고도의 수작질인 건 아니겠죠.




간만에 꺼내보니 심각한 게 하나 더 있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모니터 부분에 본드 마른것 같이 끈적한 흔적이 덕지덕지 붙어있더군요.

찾아보니 우레탄 코팅을 사용하는 제품은 모두 다 세월이 지나면 그런 끈적임이 남는다고 합니다. 미관상 굉장히 안 좋은데, 제조사들이 왜 굳이 이걸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판매되는 기간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니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만들어 파는 걸지도요.


여하튼 해결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는데, 소독용 에탄올로 문지르니까 쉽게 지워졌습니다. 혹시 몰라서 사놓은 응급상자가 이런 때에 요긴하더군요.



대충 준비를 끝내고 예~전에 만들어 두었던 우분투 16.04 LTS 설치 USB를 꽂아서 부팅했습니다. (전에 데스크탑에 설치하려고 만들어놨었는데 어째선지 우분투가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못잡아서 그냥 포기했었어요)



설치과정이야 굳이 설명 안해도 될 것 같아서 생략. 바탕화면은 이달의 소녀입니다. 이달의 소녀에 대해서도 나중에 포스팅할 예정이에요.

노트북에 윈도우가 아닌 OS를 설치해보긴 처음이라서 하드웨어 호환이 되긴 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꽤 잘 되더라구요. 펑션 키도 잘 먹구요.


물론 몇가지 한계는 있긴 있습니다.


1. 화면 밝기 조절이 안된다.

정확히는 Fn키로 밝기 조절을 하면 슬라이더가 움직이면서 밝기 수치가 조정은 되는데, 밝기는 그대로에요.

밝기 조절 된 줄 알고 착각했는데, 나중에 밝기를 최저로 해도 눈부시게 밝길래 그 때서야 깨달은..

이 부분은 구글에서 우분투 밝기 조절로 검색해보면 아마 나올텐데, 부트로더에서 설정을 바꿔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2. 재부팅 후에는 무선 랜이 안 잡힌다.

이건 P430이 Ralink 무선랜을 써서 그런 것인가 싶었는데(우분투와 Ralink 랜카드의 호환성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재부팅 후에 무선 랜을 못 잡더라구요. device not ready라고 표시가 됩니다. 하드웨어 리스트에서도 조회하면 network disabled라고 뜨구요.

웃긴 점은, 그냥 아예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면 무선랜이 다시 살아납니다.

제 추측으로는 아마, 절전모드(suspend)로 넘어가면서 무선랜을 종료하는데, 다시 전원이 돌아오는 과정에서 무선랜을 안 켜게 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굳이 재부팅 아니고도 suspend로 넘어갔다가 돌아와도 무선랜이 안 되거든요.


3. 절전모드(suspend)로 들어갔다 돌아오면 모니터 해상도가 작살난다

말 그대로입니다. 모니터를 덮었다가 여니까 해상도가 개판이 되더라구요. 기분 나쁘게 잘려요. 그래서 우분투 상태에서는 절대로 절전모드로 안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려하던 것보다는 꽤 잘 돌아가서 다행입니다.


우분투 사용기도 차차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