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마이야르 방문기

2022. 3. 11. 01:39Hobby/Photo-Trip

들어가며

원래 구구절절하게 내가 승우아빠의 구독자임을 밝히며 어떻게 가게 되었는 지를 서술했으나, 뒤로가기 한번에 글이 다 날아가버려서 생략하고 본문만 쓰도록 하겠다. (2022년인데 "페이지를 나가시겠습니까?" 팝업조차 뜨지 않는 블로그가 있다니.. 심지어 그게 대한민국 IT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라니.. 네이버 블로그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제 키친 마이야르 방문 일자는 2022년 2월 말입니다. 현재와는 가게 운영방식이나 메뉴가 다를 수 있습니다.

방문기

현장 대기줄이 길다고 해서, 예약 오픈일만 기다렸다가 재빠르게 수강신청을 했다. 그래도 연돈보다는 널널했다. 3명으로 예약하고 찾아갔다.

키친 마이야르는 신사동에 위치해있다. 역으로는 압구정로데오역이 가깝다.

한 건물의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길거리에서 얼핏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키친 마이야르 앞에 달려있는 LED 간판. 처음엔 로고가 표시되고, 그 다음부턴 메뉴 스냅샷이 슬라이드 쇼로 나타난다.
대충 이렇다고 한다.
던전 입구. 한산할 때는 괜찮지만, 가급적이면 예약을 해서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예약을 하고 찾아가니 대기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가게 안에 있는 에리어들은 약간 운을 탄다. 가장 좋은 위치는 스튜디오를 바로 직관할 수 있는 자리다. 안 좋은 위치는 구석지인데, 우리는 공교롭게도 구석지를 받았다. 흑흑

메뉴판. 그러나 키친 마이야르는 주기적으로 메뉴를 갈아치우기 때문에 이걸 참고하진 말자
오딸바 크리스탈 에이드 말고는 정상적인 게 없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골랐다. 리뷰에서는 "양이 좀 되기 때문에 적게 시켜야 한다"는 평들이 좀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기껏 힘들게 예약해서 왔는데 이왕 온 김에 다양하게 먹어보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에 1인 1메뉴를 했다. 우리의 픽은 마이야르 스테이크, 통골뱅이 냉파스타, 소보로 파스타였다.

키친 마이야르의 시그니처 음료는 대체로 정신이 나가있다. 오이 모히또, 민트초코 깔루아, 고수 모히또, 오딸바 크리스탈 에이드 이 네가지인데, 오딸바 크리스탈 에이드를 제외하고선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음료들이다. 승우아빠 말로는 "이러면 오딸바만 시키겠지 뭐" 이런 의도도 있었다고 하는데, 메뉴들이 워낙에 어그로성 강한 메뉴들이다보니 오히려 고수 모히또 같은 것들이 굉장히 잘 팔렸다고. 그래서 우리도 고수 모히또를 시켜봤다.

당근 라페

에피타이저로는 당근 라페(당근 피클)가 나온다. 이 또한 승우아빠 말로는 "이러면 리필 요청 안 하겠지 뭐" 이런 의도였다는 데 의외로 리필이 너무 많이 들어왔었다고 한다. 먹어보니 오이 냉국같은 맛이 났는데, 우리는 리필을 하지 않았다.

통골뱅이 냉파스타
소보로 파스타
마이야르 스테이크. 부위는 돈마호크다.
고수 모히또 한 잔과 오딸바 크리스탈 에이드 두 잔

세 메뉴 중에서는 통골뱅이 냉파스타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비주얼로는 쫄면같은 맛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불맛이 가미되어 있었고 매웠다. 황태채튀김과의 조합도 매우 좋아서 집에 돌아와서도 종종 생각이 났다.

반면 소보로 파스타는 비주얼 상으로 마제소바 같은 맛이 날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는 건강한 맛이 났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짠 맛이 났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마이야르 스테이크는 돈마호크 스테이크였다. 인생 첫 돈마호크였는데, 리뷰에서 너무 고평가를 해서 내 기대치가 컸던 것일까? 맛은 있었지만 역시 소고기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먹은 부위가 지방이 많은 부위였던 것인지, 살코기의 야들함이 너무 적나라하게 느껴져서 조금 느끼하단 생각도 들었다.

고수 모히또는 닉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이 무색해지도록 매우 청량한 맛이 난다. 같이 간 일행들은 매우 만족했다. 나에겐 약간 한약같은 느낌이었지만...

승우아빠 구독자라면 모두가 다 아는 그 장소. 스튜디오는 비어있었다.
촬영을 위한 카메라와 반사판
바(Bar) 형 좌석도 있었다. 위를 찍는 걸 깜빡했는데, 위 찬장에는 여러가지의 술이 진열되어 있다.
키친 마이야르 굿즈들. 현재는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빔 프로젝터로 승우아빠 클립들을 계속 틀어놓고 있다. 박은영 쉐프님 죄송합니다..
골드 버튼 1 실버 버튼 2의 위엄..
우리가 앉은 자리의 건너편
데코에 돈 좀 썼단 느낌이 든다.
운 좋게 승우아빠와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저 때 입고 갔던 옷이 우정잉 후드티다. 인생이 트수 그 자체..

어땠어요?

승우아빠 팬이라면 당연히 무조건 추천하는 곳. 그러나 기본적인 맛들도 출중하다. 같이 갔던 친구 중 한 명은 승우아빠 팬이 아니었음에도 음식들에 만족했다. 그 친구가 말하길 "겉보기에는 양식인데, 맛은 한식에 훨씬 더 가까워서 재미있다" 라나 뭐라나. 확실히 익숙할 것 같은데 전혀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게 키친 마이야르 요리들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통골뱅이 냉파스타는 글 쓰는 이 와중에도 또 먹고 싶다.

가격은 가게가 압구정에 위치한 걸 감안한다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대이다. (나중에 압구정에서 밥 먹을 일이 생겨서 양식 레스토랑 알아봤을 때 가격대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양도 많기 때문에 본전치기는 된다. 인기 유튜버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성격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히 괜찮지 않을까.

비하인드

재미있는 비하인드는, 우리가 가게에 들어갔을 땐 승우아빠가 아직 출근하지 않았었다. 인터넷에서는 "승우 아버님께 찾아가서 같이 사진 찍어달라면 기꺼이 찍어주시니 다들 try try 해보세염!" 이라고 말하길래 조금 기대를 했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승우아빠님이 계시지 않았다. 직원 분께 "저.. 혹시 승우 아버님.." 이라고 말하자,

사장님이 아직 출근을 안 하셔서요... 2시에 올거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보통 3시 넘어서 오시거든요.
그래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씀 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

라고 답해주셨다. 그 말대로라면 30분을 더 기다려야한단 소리라 포기하고 일어나려던 찰나에 승우 아버님이 출근하셨다. 출근하시자마자 아까 그 직원분이 달려와서 "손님! 사장님 오셨어요!" 라고 파발마를 해주신 게 너무 웃겼다.

그래서 운 좋게 포토 타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가슴 따땃한 휴먼스토리

그리고 이걸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자 어머니가 "친구 아버지가 개업했니? 승우가 누구였더라?"라고 물어보셨다. 앞으로는 목진화 쉐프라는 이름도 많이 알려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