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이 글은 2019년 상반기에 LINE에서 진행했던 주 3일 채용 연계형 SW개발 인턴에 참가한 후기를 작성한 글입니다.
본문에 앞서 정보가 급하신 분들을 위해 미리 요약하겠습니다.
- 인턴십 종료 후, 저는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 8주간의 인턴십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하고, 느낀 점들을 썼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지만, 저는 전체적으로 만족했습니다.
- 전환율이나 기타 채용 관련한 것들은 저에게 물어보셔도 모릅니다.
주 3일 인턴십 시작
4월 23일부터 인턴십을 시작했다. 출근일이 화, 목, 금이었기 때문에 화요일이 첫 출근이었다.
입사 한 기념으로 캘린더 셋을 받았다. 라인의 웰컴 킷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나름 유명한 모양이더라. 센스 있는 디자인으로 디자인 어워드도 받았던 그런 패키지라고… 인턴한테는 정확히는 웰컴 킷이 아니라 캘린더 셋이 주어졌지만. 여하튼 환영받는 느낌이 드니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슬프게도 난 문구들을 잘 쓰는 편이 아니라서(페이퍼리스를 지향함) 받고나서 쓴 건 거의 없다.
그리고 지급된 맥북 프로. 내가 개인적으로 구매한 맥북 프로도 나름 비싼 라인이었는데, 업무용 맥북은 더 비싼걸 받았다. 터치바 모델인 것은 조금 별로였지만… 사실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편이 아니다보니 8주동안 깨끗하게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솟아났다.
그 외에, 업무에 필요한 인텔리제이도 회사 비품으로 지급이 되었다. 인텔리제이가 1년 구매로 보면 50만원가량이 나와서 그렇게 싼 편은 아닌데, 이 부분을 회사에서 지급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툴을 개인 구매해서 쓰게 하는 회사들도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인턴십의 혜택
월급
액수는 비공개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난 '한달에 12일 일하고 받는 돈치곤 꽤 괜찮다'고 느꼈다. 끝.
연차
가장 예상 외였던 부분이다. 한 달 12일을 일하는 인턴에게도 연차가 주어진다. 인턴십 기간동안 쓸 수 있는 연차는 2일, 반차로는 4회 가능이다. 인사팀은 "인턴을 하는 도중에도 다른 기업에 지원할 수도 있을 테고, 개인적인 사정 등이 있을 수 있으니" 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연차를 안 쓰면 돈으로 지급된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8주동안 24일만 일하는 것도 너무 모자라고, 아쉽다고 느껴지는데 굳이 연차를 쓸 일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웃기게도 난 연차 이틀을 전부 다 쓰게 되었다. 슬픈 점은 이 연차가 쉬기 위한 연차가 아니었단 점이다. 자세한 것은 2019 네이버 캠퍼스 핵데이 서머 후기를 보면 되겠다.
라인프렌즈 직원 할인
인턴도 사원이니까 라인프렌즈에서 구매할 때 임직원 할인이 들어간다. 사내에 라인프렌즈가 있으니 거기에서 구매해도 되고, 홍대 같은 가게에서 구매해도 된다. 사내에 있는 라인프렌즈는 판매하는 굿즈가 다양하지 못하다. 대신 멀리까지 갈 필요 없이 퇴근 전에 사서 돌아가면 되니 이 점은 편하다.
라인프렌즈 홍대점 (출처 라인프렌즈 스토어)
나중에 가족들한테 선물을 주려고 홍대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이용객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마 외국인 라인 이용자, BTS 팬들의 비중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 카운터에서 암행어사 마패 꺼내듯이 사원증 제시하고 할인 받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소위 말하는 라인뽕이라는 게 이런 느낌일까.
인턴십 진행
사실 이 부분은 자세히 쓸 수가 없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일단, 정보보안서약을 했으니 나는 인턴십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남길 수 없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인턴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온전한 나의 소유물이 아니며, 사측에서 보호해야 할 정보이다.
매우 추상적으로 전달하자면, 난 멘토님을 통해 프로젝트를 받았고, 이를 8주동안 진행했다. 실제 인턴십 기간동안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모른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 그리고 실제 결과 등으로 평가하지 않았을까 정도 추측해볼 뿐이다.
인턴십을 끝내며
주 3일 인턴십 제도는 이번에 라인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인턴십 제도였다. 실제 인턴십이 만족스러웠나를 떠나서, 좀 더 좋은 인재를 모으기 위해 회사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는 메시지가 읽혀서 나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8주의 기간동안 인턴십을 수행하면서 다소 아쉬운 상황들이 생기기도 했다. 딱히 이에 관해 내 개인적인 의견을 공공연히 밝히고 싶진 않다. 이미 인턴 기간동안 내가 느낀 불만사항들은 사측에 어느정도 전달했다. 우리들의 피드백이 다음 인턴십 운영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기반이 되었으면 한다.
난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좋은 멘토님을 만났고, 처음으로 현직자로부터 코드 리뷰를 받아봤고, 다른 팀원과의 협업도 진행해 볼 수 있었다. 실제 IT 기업이 어떻게 일하는 지를 어깨 너머로나마 구경이라도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고, LINE에서만 사용해볼 수 있는 자원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구직자가 인턴십을 하려는 목적은 매우 명백하다. 회사 밖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얻어가는 것. 그런 면에서 나의 인턴십은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사족으로, 처음엔 인턴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 개발자이니 소극적인 참여를 했었는데,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나대(?) 보는 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멘토님과의 소통을 통해 나는 초기 프로젝트에 계획되어 있지 않았던 기능들도 후반에 추가할 수 있었다. 이는 내 프로젝트를 다른 평범한 백엔드 프로젝트와 차별성을 가지게 했으며, 나 스스로도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이는 내 쪽에서 스스로 들이대지 않았으면 어찌 되었을 지 모를 일이다. 앞으론 자주 나대보도록 하자. 물론 싸가지 없게 경거망동 하자는 소리가 아니고.
마치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8주간의 인턴십이 끝났다. 여차저차 정규직 전환이 되었고, 7월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느낌이 참 이상하다. 실감이 잘 안 난다고 해야할까. 작년 말까지만 해도 '2019년에 취직할 수 있을까? 아니, 취직을 꼭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어중간하게 살아왔었는데, 이렇게 생각보다 빨리 사회인이 되어버릴 줄은 미처 몰랐다. 그것도 늘 가고 싶었던 그 기업 라인의 사원으로서. 올해치 운은 다 쓴 것 같다.
그러나 또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 개발자로서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모르는 것, 배워야할 것들이 정말 많다. 앞으로도 실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계속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