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엑스노트 P430 예토전생

2018. 4. 16. 02:44IT

이제 LG의 노트북은 그램의 시대가 와 버려서 엑스노트란 이름 자체가 생소해졌죠.

그램도 써보니까 휴대성이랑 전원은 정말 괜찮더라구요. 가격이 좀 비싸서 그렇지..


지금 태블릿으로 서피스를 쓰고는 있지만, 프로가 아니라 서피스 3를 샀던 것이었기 때문에 CPU는 아톰이고, 객관적으로 성능이 좋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문서 작업, pdf 보기, 펜으로 필기하기 정도를 거뜬히 수행할 수 있는 가벼운 컴퓨터 정도로 인식하고 쓰면 딱 알맞은 디바이스였죠. 게임은.. 하스스톤까지는 돌아가더군요. 하하.


문제는 전 이제 자취방에 데스크탑이 있고, 강의 때는 서피스를 사용하고 다녔었는데, 제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다소 사양을 타는 노트북이 절실해질 때가 몇번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전산실습실에 그렇게 썩 좋은 컴퓨터가 들어와 있지는 않았거든요.


지난 학기도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돌려야하는 상황이 왔는데, 서피스의 스펙으로는 어림도 없는 사양이었던 지라 위기가 왔었습니다. 이 부분은 에뮬레이터를 돌리는 걸 포기하고 제 안드로이드 폰에 직접 연결해서 코딩하는 것으로 해결을 봤지만요.


이번 학기부터는 리눅스를 써야하는 상황이 와버렸는데, 이는 서피스로도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작년부터 '언젠간 노트북을 새로 장만하긴 해야하는데..'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계기가 온 거죠. 그래도 노트북이 어디 한 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예상에 없던 지출을 해야한다는 게 썩 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언젠가 중고나라에 팔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방구석에 처박아뒀던 P430이 생각나서 다시 소생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얜 2011년도 중반에 나온 모델이라 올해로 8살이네요. 사람이었으면 벌써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구나 하고 감개무량하였겠지만 안타깝게도 노트북에게 8살은 사실 이미 관 속에 들어가서 뼈도 안남기고 전부 분해되어야 할 나이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램 4기가에 cpu도 i5 2세대이니 16년도에 산 서피스보다도 스펙이 좋은 걸요. P430에겐 미안하지만 예토전생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예전에도 SSD 교체 등으로 분해를 몇번 했던 적이 있어서 나사가 마모된 탓에 자력으로 분해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2년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LG 서비스센터.



온라인에서 "나사 마모로 분해가 안 돼요. 분해해서 청소하고 써멀 그리스도 다시 발라주세요" 라고 적어서 신청했더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더군요.


다만, 기사님도 "엑스노트는 요즘 진짜 웬만해선 들고 오는 분들이 없어요" 라고 말씀하신 게 조금 찔렸습니다 ^^;; 미안하다.. 노트북아. 



분해 방법이 조금 번거롭습니다. 램과 SSD 교체 정도는 혼자서도 가능한데, 그 이상의 분해를 하려면 키보드를 아예 분리시켜야 했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혼자서 못 한다는 건 아닙니다. 유튜브에 P430 분해 영상이 있으니 찾아보세요.




먼지는 솔과 청소기로 떨어냅니다. 팬은 하나밖에 없더라구요. 두 개는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쩐지 그래서 뭐만 하면 자꾸 이륙하듯이 위잉- 소리를 냈었나 봅니다.



열전달이 중요한 부분에 써멀그리스를 고르게 도포합니다.

사람들이 가끔 착각하는 게 있는데, 저 써멀그리스는 냉각제 같은 게 아닙니다.

바르면 열이 고르게 전도되어서 발열이 좀 더 넓게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 정도죠.

결과적으로는 CPU의 온도가 낮아지는 건 사실이니 냉각제처럼 느껴질 수는 있겠죠.


분해 및 청소 + 써멀 그리스 도포


서비스 비용으로는 14000원을 받았던 거 같네요.


조립하고 돌려보니 CPU 온도가 예전보단 조금 낮아진 느낌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노트북의 최대의 단점은 배터리 시간이 너무나도 짧다는 것.. 지금 기준으로 4시간이면 정말 잘 버틴다 수준이죠. 강의 시간에 어댑터 필수로 챙겨가야 합니다.


요즘 24시간 가는 노트북들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는 꼭 새로 장만하고 싶네요.